보스 · Phantom Blade Zero

48/ 48 개 결과

수문장 졸벽

육가촌에서 노근두 NPC와 대화한 뒤 돌다리를 건너 순찰 중인 문지기를 찾자.

멸법지법: 고학

지고자 휘하에서 ‘멸법지법’이라 불리는 네 명 중 하나인 고학. 허수아비를 매개로 이무림 공간에 몸을 숨기고 있다. 음산한 자줏빛 옷을 걸친 그는 고독을 다루어 적을 죽이는 데 능하다. 불진을 휘두르면 독안개가 사방으로 퍼져 뼛속까지 파고들고 심장마저 갉아먹는다. 고독으로 분신을 만들어 함께 독술을 펼치기도 한다. 근접전에서는 소매 속에 감춰 둔 독기를 폭발하듯 뿜어내 적의 몸을 부식시킨다. 그의 독에 당한 자는 내장을 갉아먹는 듯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생명력이 서서히 쇠약해진다. 결국 온몸이 썩어 들어가는 끝없는 고통 속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그는 지고자의 명을 받아 매곡호의 여러 섬 한가운데에 숨어 지내며, 밤낮으로 호수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성모님의 강림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자라면 누구든 모조리 제거해 조금의 후환도 남기지 않는다. 사방 어디에서든 술식에 이상이 감지되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직접 나선다. 술식을 해체하고 상대의 겉가죽을 벗겨 버리기 위해서다. 육신이란 결국 허상에 불과하며, 모든 생명은 언젠가 썩어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자대비하신 성모님께서 강림하시는 날, 온 세상에 퍼진 고독이 만물을 집어삼키고 모든 겉모습과 위장을 벗겨 낼 것이다…… 고학은 오직 그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기괴한 삼면 마우

성모상 틈새를 지나면 오래 버려진 저택의 안뜰이 나온다. 낡은 꽃가마와 무대 의상, 온갖 공연용 인형이 구석에 쌓여 있고, 정면의 문 위에는 인형의 상반신이 매달려 있다. 이곳을 지키는 것은 기괴한 삼면 마우이다. 세 가면에는 저마다 다른 의식이 깃든 듯하다. '강철면'은 강경하고 결단력이 있으며 행동에 망설임이 없다. '한빙면'은 겁이 많아 주저하며 사시나무 떨듯 떤다. '혼돈면'은 아직 깊이 잠든 채 깨어나지 않았다. '혼'의 침입을 알아차린 '강철면'은 '몽차 나리'의 약속을 언급하며 칼을 들고 덤벼들었다. 사나운 도법을 구사하며 이무림을 오가 숨거나 순식간에 위치를 바꾸었다. 모든 공격이 빠르고 매서웠다. 열세에 몰리자 거센 기습을 펼쳐 '혼'을 강제로 쫓아냈다. 이번 싸움으로는 나머지 두 얼굴의 실력을 알 수 없었다. 이 인형의 허점과 약점을 파악한다면, 훗날 다시 싸울 때 완전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21번 검 인형: '옥벽'

두 발이 모두 칼날로 이루어진 ‘그릇급’ 검술 인형. 강철보다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세밀한 부분까지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인형의 얼굴에는 여전히 필도도의 옛 모습이 남아 있다. 검은 머리카락은 예전처럼 부드럽게 흩날리고, 양손에 쥔 쌍검에서는 바람과 번개의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백산파의 장문인이 된 것이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당시 그녀는 두려움을 떨쳐 내고, 백산파를 위협하는 모든 시련을 헤쳐 나가 문파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고 맹세했다. 황행자가 용체 개조를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필도도는 그날 밤 곧장 대영으로 달려갔다. 그에게 직접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방에서 덮쳐 오는 치밀한 음모였다. 그녀는 상대가 여전히 정파의 도리를 지키리라 믿었다. 자신이 한발 물러서면 제자들만큼은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지켜 내지 못했다. 소중히 간직해 온 기억은 하나씩 뽑혀 나갔고, 텅 빈 껍데기만 남은 그녀의 의식은 인형의 몸에 억지로 갇히고 말았다. 손에는 여전히 풍뢰쌍검이 들려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연무장에 널린 잔해를 볼 때마다 까닭 모를 슬픔이 밀려왔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 때문에 슬퍼하는지조차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무언가 더없이 소중한 것을 잊어버렸다는 희미한 자각뿐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마저 언제든 갑자기 빼앗길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끝없는 고통에 빠뜨리고 있었다.

'조직'의 추격자: 추명

대폭포에서 '조직'의 추격자: 추명와 싸운다. 연속 원거리 공격에 대비해 살기를 아끼자.

쌍사부인: 백적련

숲 장의 끝에서 거울 숲으로 들어가십시오. 화살꾼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6개의 빈자 기억을 수집해야 합니다.

'옥종': 혼돈

혼돈의 불꽃이 그녀의 온몸을 태우듯 타오르고, 손에 든 칼날에도 휘감겨 있다. 과거 그녀는 혼돈의 힘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장작 삼아 불꽃을 몸속에 받아들였다. 그 결과 광기에 빠져 폭주하다가도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바라던 힘만큼은 손에 넣었다. 세상 누구도 견줄 수 없는, 무공의 정점에 이른 힘이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모순적이다. 무공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도, 막상 그 경지에 이르면 속세의 평온함과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게 되니. 그녀도 ‘삼혼귀일’의 탕약을 마실 때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가끔은 홀로 생각하곤 한다. 어쩌면 그 순간의 망설임 때문에 자신들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천현파: 필원 장문인의 유해

세 인형의 우물에서 대낭교로 이동합니다. 오른쪽 문으로 내려가서 빨간줄을 벗겨라.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돌고

칠성검진: 대사형

대사형을 중심으로 일곱 명이 하나처럼 검을 휘두르며, 북두칠성의 형태로 진을 펼친다. 그래서 이들의 검진은 ‘칠성검진’이라 불린다. 용체 개조를 받은 뒤에는 서로의 살기까지 이어져, 공격과 후퇴의 호흡이 더욱 완벽해졌다. 이들 일곱 명은 본래 명예나 경쟁에 관심이 없었다. 검술 수련에만 몰두하며 악인을 벌하고 약자를 돕는 것을 자신의 길로 삼았다. 하지만 대사형이 마교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정파의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아무리 검술이 뛰어나고 수많은 공을 세웠어도 연맹에서는 좀처럼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배척과 불이익을 받았다. 대사형은 그런 부당함을 그저 웃어넘기며 모두 자신이 감당했다. 사랑하는 사람도 버리고 싶지 않았고, 사문 또한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는 서로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정파와 사파’ 사이에서, 적어도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찾고자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끝까지 자신을 따라온 사제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다는 미안함도 늘 마음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사제들은 누구도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사형이 받아 온 부당한 대우에 더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 그 사건은, 연맹 상층부를 향해 남아 있던 마지막 신뢰마저 완전히 무너뜨렸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참고 물러서기만 하면, 결국 자신들은 필요할 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쌓여 온 분노 끝에 일곱 명은 결국 용체 개조를 받아들였다. 연맹은 이를 구실로 그들을 명단에서 지워 버렸고, 그 결과 이들의 이름은 강호에서 더욱 빠르게 잊혀 갔다. 특히 뛰어난 검술로 칠성검진의 중심을 맡았던 그 ‘대사형’의 이름까지도.

금면의 흑의인

용주를 통해 혼은 불길과 어둠이 뒤엉킨 기이한 공간으로 떨어졌다. 어둠 속 누각의 폐허는 끝없이 타오르고 있었고, 마치 어느 참혹한 재앙의 순간이 그대로 멈춰 버린 듯했다. 그때 잿더미 사이에서 금빛 가면을 쓴 흑의인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여유로운 걸음과 몸가짐에는 대가다운 기품이 묻어났다. 그리고 그 모든 광경은 혼에게 어딘가 낯익은 느낌을 주었다. 흑의인은 화려한 붉은 칼날을 들고 있었다. 그의 검술은 정확하고 노련했으며, 몸놀림 또한 그림자처럼 가벼웠다. 혼의 공격이 닿으려는 순간마다 눈앞에서 모습을 흘리듯 피하며 칼날을 허공에 남겼다.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혼을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매번 힘을 남겨 두었다. 마치 싸움을 통해 혼의 무공을 가르치려는 듯했다. 이 정도의 무공 경지에 오른 자는 강호에서도 손에 꼽힌다. 시련이 끝난 뒤 흑의인은 혼에게 반드시 ‘암마천보’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이 정체불명의 선배가 암마천보와 연관된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가 바로 암마천보의 주인, 마연인 것일까? 다른 용주를 통해서도 그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더 많은 진실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옥면랑군

산길에서 혼을 끊임없이 도발하는 괴면. 화려한 색채와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그려진 나희의 옥 가면을 쓰고 있다. 마치 요술사처럼 다양한 무공에 서역의 기이한 술법을 섞어 사용하며, 변방의 ‘수명문’과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듯하다. 전투에서는 두 분신과 함께 공격한다. 옥면은 고리를 휘두르며 교활하고 변칙적으로 움직이고, 금면은 검으로 허를 찌르며, 철면은 칼을 들고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세 가면의 공격은 허와 실이 뒤섞여 예측하기 어려우며, 기괴한 웃음소리와 함께 적의 목숨을 노린다. 본래 황행자의 명령을 받아 혼의 행적을 감시하던 자였다. 하지만 그는 임무를 수행하기보다는 모든 상황을 놀이처럼 즐기며, 혼이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올라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이처럼 기괴하고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은 도무지 황행자 휘하의 정파 무인답지 않다. 게다가 출처를 알 수 없는 분신술까지 사용하는 것을 보면, 변방의 술법과 중원의 나희를 결합한 듯하다. 어쩌면 그와 황행자 사이에는 남모를 밀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종사에서 벌어진 싸움에서도 그를 완전히 쓰러뜨리지는 못한 듯하다. 혹시 이것마저 그가 미리 준비해 둔 비장의 수였을까?

신부: 아화

타워의 첫 층에서 오른쪽 앞 계단으로 아래로 내려가십시오. 왼쪽 계단을 타고 신부: 아화까지 올라가세요.

광기에 빠진 수행방 방주: 유룡

매곡호 북쪽의 한 섬에서 혼은 다시 유룡과 마주친다. 그는 거의 본능에 이끌리듯 이곳으로 돌아왔다. 부서진 용머리 투구에서는 살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르고, 손에는 수행방의 보물인 ‘유룡차’를 들고 있다. 예전의 절도 있는 초식은 이미 사라졌다. 공격은 광기에 휩싸여 거칠고 흉포해졌으며, 밀려드는 파도마저 모두 적을 죽이기 위한 힘으로 변했다. 그에게도 한때는 혈기왕성하고 충동적이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호쾌한 기세로 강호의 협객들을 불러 모으기도 했고, 정파를 도와 괴면과 싸우는 데 앞장 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살기에 잠식되어 이성마저 거의 잃어버렸다.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남은 한 줄기 정신을 붙잡고, 어떻게든 이곳까지 돌아왔다. 다만 그는 잊고 있었다. 수행방의 본거지는 이미 예전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였다. 방도들은 아가미와 비늘이 돋은 물고기 머리 괴물로 변해, 한때 목숨 걸고 지키겠다 맹세했던 어촌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과거 따뜻한 국과 술을 내어 주며 그들을 반기던 마을 사람들도 이제는 없다. 누군가는 두려움과 실망을 안고 멀리 달아났고, 누군가는 이미 괴물들에게 잡아먹혀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유룡은 아직도 방주로서의 책임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제, 그가 지켜야 할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시체를 삼킨 소설

황량한 묘지에서 썩어 가는 시신을 뜯어 먹는 여자, 소설. 그녀는 살아 있는 자든 죽은 자든 눈에 보이는 모든 이들을 굶주린 눈으로 바라본다. 손에 든 쇠스랑을 마구 휘두르며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환영 여러 개를 불러내기도 한다. 지난해 피난길에서 소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 가고 있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협객들이 그녀를 구해 주었고, 안전하게 지켜 주겠다며 무공까지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대영 앞에서 괴면들과 싸우던 날 끝나고 말았다. 자신에게 안전한 곳에 숨어 있으라며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조차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들을 찾아 나섰을 때 발견한 것은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훼손된 시신 몇 구뿐이었다. 소설은 시신들을 묻어 주고 어지럽게 흩어진 흔적을 정리한 뒤, 협객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식량은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먹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다시 굶주림이 찾아오자, 소설은 눈앞의 부드러운 흙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머릿속에서 누군가 속삭였다. 땅을 파면 채소 뿌리와 고구마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신의: 사추동

골완약을 물리치고, 우물에 떨어지고, 위삼선이 쓰러진 우물 바닥까지 계단과 보드를 따라가세요. 전투를 시작하기 위해 외부 계단을 오르세요.

암마천보의 주인: 마연

용주 다섯 곳에서 다섯 번 만났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30여 년의 이별을 메울 수 없다. 만여 밤낮 동안, 그는 혼의 삶에서 너무 많은 중요한 순간을 놓쳤다. 옹알이를 하고 첫걸음을 떼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글을 깨치고 무공을 시작하는 곁에도 있지 못했고, 암마천보의 무학을 손수 물려주지도 못했다. 암마천보의 혈맥은 살기가 너무 왕성하여, 몸과 그 힘을 다루는 능력에 요구하는 바가 극히 높다. 암마천보의 사람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혼은 필연히 훨씬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다행히 혼은 무사히 자랐다. 이제 그는 자세가 곧고, 무예도 이미 마연 자신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 한 초식 한 초식에서 마연은 그가 헤맨 30여 년을 읽었고, 지금 그가 찾고 또 헤매는 마음도 보았다. 혼은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마연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예를 짚어 주고 혈맥 속의 힘을 다루게 이끄는 것 외에, 등 뒤에 끊이지 않을 마음이 있음을 알게 하는 것뿐이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꺼내면 오히려 짐이 된다. 그러니 미처 하지 못한 당부는 오고 가는 검의에 모두 실어 두기로 했다. 이 시련들이 그의 앞길을 열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타락 장군: 무헌

뒷골목 패방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멸법지법: 염여

계단식 밭의 방울에서 횃불을 따라 오르세요. 물레방아는 오른쪽입니다. ①의 두 가로 울타리 중 A는 물레방아에서 멀고 B는 가깝습니다. 각 울타리 중앙에서 넘으면 두 곳 모두 아래 밭에 착지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마당으로 들어가는 도약 지점은 미확인입니다. 확인된 길은 방울에서 파란 선을 따라 ②로 가서 벽을 타고 오른 뒤 높은 곳에서 ③까지 가는 길입니다.

미친 노파 규염염

가롱산 산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공격하는 광기 어린 여인, 규염염. 해진 자줏빛 옷을 걸치고, 일그러진 구리 가면을 쓴 채 헝클어진 잿빛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다. 무거운 철퇴를 마구 휘두르며 내리치는데, 공격에는 아무런 규칙도 없다. 정파 무인들과 황행자의 부하들이 개폐 장치를 두고 다투던 중, 규염염이 갑자기 난입했다. 그녀는 아직도 사랑하는 아들의 비극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괴면이 된 아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 것이다. 슬픔에 잠긴 그녀는 아들의 몸에서 살기 개조 장치를 도려내 자신의 몸에 이식하고, 온 마을 사람들의 피로 아들의 넋을 달랬다. 그 후 그녀는 아들을 되살릴 수 있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사방을 떠돌며 약을 찾아 헤맸다…… 저 싸움 소리는 분명 또 누군가 자신의 아들을 죽이려는 소리일 것이다…… 저들이 목숨을 걸고 빼앗으려는 물건은 분명 아들을 되살릴 수 있는 영약일 것이다…… 그녀는 철퇴를 움켜쥐고, 칼과 검이 난무하는 싸움터로 뛰어들었다.

추명: 육절 흉낫

치명상을 입어 옷과 갑옷이 찢어질 때 살갗도 함께 갈라졌으나, 만신창이의 몸은 쓰러지지 않았다. 피안개 속에서 추명의 등 뒤로 강철 팔 두 개가 뻗어 나와 서늘한 빛을 띤 사슬낫 한 쌍을 더 움켜쥐었다. 네 팔은 예측할 수 없이 접혔다 펴지고, 낫 끝은 땅을 뒤흔들며 기류를 일으킨다. 물러서는 와중에도 뒤로 낫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 간다. 이것이 '조직'의 귀차에게 살기 개조를 가한 비범한 결과물이다. 기괴한 개조를 거치고도 새 명주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추명은 깨닫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살육을 갈구하는 외침이 끊이지 않았고, 괴면과 정파를 마음껏 도륙해도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이번 먹잇감 탓이라 여겼다. 그 '혼 나리'는 어느 먹잇감보다 까다로우니, 사냥의 즐거움 또한 더 클 터였다. 하지만 그 자신 또한 욕망의 먹잇감이 아니던가?

뇌당: 독비호

맹호포를 버린 뇌당은 오른팔로 더없이 강맹한 권법을 펼친다. 주먹을 내지르면 산악을 뒤흔들 기세와 함께 웅혼한 기운이 칼날처럼 전방을 가르며 뻗어 나간다. 때로는 범이 웅크린 듯한 자세로 대지를 거세게 뒤흔들어 상대의 발밑을 흔들고 빈틈을 드러내게 한다.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라 벼락 같은 기세로 내리꽂을 때는 지형을 이용해 피하지 않는 한, 그 공격을 피하기 극히 어렵다. 그는 이미 자신이 삼킨 것이 진짜 칠교영롱임을 알고 있었다. 냉도의 음모는 고리마다 맞물려 있었고, 그 고리에 얽힌 이들은 처음부터 벗어날 길이 없었다. 하지만 혼만은 예외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결말을 바꿀 유일한 변수이자, 수많은 평범한 이들이 구원받을 한 줄기 희망…… 그가 좌 명주를 위해 ‘황심’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해 줄 존재였다. 죽기 전에 천하에 이름을 떨친 전 명사 ‘흑상’이자 오랜 벗인 혼과 통쾌하게 한판 겨룰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라.

무법자: 형야

무법자의 함정 벨에서 왼쪽으로 돌고 동굴을 건너세요. 광인의 잔검을 사용하면 술집이 있는 동안 거리에서 형야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연검: 오냉상

백산파의 대사저이자 장문 필도도의 수제자, 오냉상. 혼이 유폐지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는 이미 가면이 깨진 상태였고, 몸속에서 폭주하는 살기를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손에는 유연하면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 연검을 들고 있으며, 그런 상황에서도 우아하고 단정한 기품은 남아 있다. 스승 필도도와 마찬가지로 오냉상은 용체 개조와 살기 개조를 모두 사악한 술법이라 여겼다. 필도도가 갑자기 소식이 끊기자, 그녀는 스승의 행방과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직접 길을 나섰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같은 백산파의 사매들이 괴면과 인형으로 개조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끔찍한 비밀을 알아낸 오냉상 역시 결국 화를 피하지 못했다. 살기가 완전히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그녀가 끝까지 걱정한 것은 산길 끝으로 끌려간 스승 필도도였다. 오냉상은 본래 부유한 상인의 딸이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세상을 보고 스스로 무공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춤을 익히며 길러 온 유연한 몸은 이제 살기에 휘둘려 미친 듯 검을 휘두르는 데 쓰이고 있다. 한때는 백산파의 대사저로서 사문을 지키고자 했지만, 이제는 동문을 보호할 힘도 없고 스승을 마주할 면목조차 남지 않았다. 몸은 강제로 개조되었지만 마음속 원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끝까지 남은 것은 사문을 향한 충심과 깊은 비통함뿐이었다.

귀차 고수: 참기

황가 저택 앞 교차로에서 적들이 싸우는 거리로 가세요.

멸법지법: 한세

지고자 휘하 네 명의 ‘멸법지법’ 중 하나, 한세. 수정 눈알를 빌려 이무림의 공간에 몸을 숨긴다. 옅은 푸른 옷에 불진을 쥐고, 얼음을 살상의 무기로 다룬다. 불진을 가볍게 휘두르면 울퉁불퉁한 빙산이 굉음과 함께 솟구치고, 여러 개의 얼음 송곳이 땅에서 퍼져 나간다. 매서운 강풍을 일으켜 일대를 설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한세는 지고자의 명을 받아 붉은 저택을 감시하며, 수정 눈알가 다른 손으로 넘어가지 않게 지킨다. 만전을 기하려 스스로 의식의 한 가닥을 떼어 지고자에게 넘겼고, 지고자는 그것을 눈알 안에 봉했다. 그 덕분에 안구의 힘을 빌려 이무림에 숨을 수 있다. 몽차는 낌새를 챘으나 그 연결을 끊지 못했고, 눈알를 수거꾼의 몸에 박았다. 이로써 눈알에 붙은 의식도 수거꾼과 함께 존재하게 되었다. 수거꾼이 죽으면 한세도 반드시 영향을 받는다. 다행히 수거꾼은 본디 실험으로 만든 존재라, 병기가 몸을 꿰뚫어도 죽지 않았다. 이 영생에 가까운 힘에 한세는 유독 집착한다. 삶과 죽음. 나고 시드는 일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러나 대자대비한 성모낭랑이 강림하면, 만고의 서리가 온 세상을 얼리고 천지 만물이 영원을 누리리라…… 한세는 그날을 간절히 바란다.

역자와 거자

역자의 발에는 찬 쇠사슬이 감기고, 손에는 백 근의 무거운 망치가 묶여 있다. 한쪽 팔과 다리는 근육이 뒤엉켜 우람하고, 다른 쪽은 시들어 마른나무처럼 가늘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한쪽은 무겁고 한쪽은 가벼운 기형이었고, 성격마저 외고집이어서 건장한 반쪽만 편중해 단련했다. 세월이 쌓이자 모습은 더욱 사납고 끔찍해졌다. 강호의 사람들은 이 괴물을 보면 누구나 두려워했다. 그래서 그의 어깨에 얼굴 없는 작은 괴물이 매달려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이는 드물었다. 그가 거자다. 거자는 늘 역자의 목덜미에 걸터앉아, 손에 든 절단톱으로 역자의 살갗을 거듭 긋는다. 극심한 고통으로 광기를 끌어올리고, 죽어도 멈추지 않도록 사납게 내몬다. 그와 함께하는 것은 거자의 미친 웃음이다. 날카롭고 귀에 거슬리며, 머리를 뚫고 마음을 가르는 듯하다. 듣는 이는 누구나 겁에 질려 싸우기도 전에 무너진다. 그러나 역자는 그 웃음 속에서 공세가 더욱 거세진다.

소주 호위: 철 귀

현철 권갑을 사용하는 무인. 권법에 미친 철 광의 사형으로, 거대한 체구와 쇠처럼 굳은 인상을 지녔다. 서 있기만 해도 태산처럼 흔들림이 없고,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묵직하고 강대한 힘이 실린다. 옥요와 함께 소주 목소규의 무공을 지도하며 호위까지 맡고 있어, 두 사람의 호흡 또한 빈틈이 없다. 당시 사문 간의 원한은 이미 정리됐지만, 무림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격랑이 일고 있었다. 철 귀는 본래 이런 분쟁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조직’의 제안과 그들이 추구하는 ‘규칙’에 마음이 움직여 결국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조직’에 들어온 뒤 철 귀는 소주를 지키는 임무를 맡았다. “약자를 지키고, 강자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그것은 그가 오래도록 지켜 온 무도의 신념이기도 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목소규를 향한 그의 신뢰도 깊어졌다. 그녀에게는 맑고 선한 마음과 사람들을 이끄는 힘이 있었다. 목숨을 걸고 지킬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그녀의 성장을 돕고 싶었다. 이제 전대 명주는 죽고, 명사 중 한 명이었던 혼은 ‘조직’을 떠났다. 조직 내부의 정세도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철 귀 역시 마음속으로는 착잡했지만, 굳이 옳고 그름을 논하려 하지는 않는다. 소주의 판단이 곧 그의 판단이다.

대사형의 절망 검의

높은 단상 위에서 세 명의 제자가 검끝으로 붉은 실을 붙잡아 당긴다. 그 실에 연결된 대사형은 거꾸로 매달린 채 허공에 떠오르고, 실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검을 휘두른다. 마치 꼭두각시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조종하는 실에서 벗어나려는 듯 몸부림친다. 검게 뚫린 얼굴에서는 수많은 붉은 실이 쏟아져 나와 사방을 휘감고 베어 낸다. 그 모습은 마치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한때 마교의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정파 상층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용납하지 않았고, 명령 하나로 강제로 갈라놓았다. 평생 검진만 연구해 온 대사형에게 권모술수 같은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서툴게 사문에 맞섰지만, 돌아온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온갖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검진을 익혔어도, 정작 지키고 싶은 사람 하나 지켜 내지 못했다. 마음이 완전히 무너진 뒤에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남은 모든 것을 붉은 실에 맡겼다.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 꼭두각시처럼 보인다 해도 상관없다. 적어도 그 실의 반대편만큼은, 이번에는 자신들의 손에 쥐고 있을 테니까.

금녀: 연천세

폐허가 된 악방 앞을 떠도는 여인. 밤낮없이 품에 안은 금을 연주하고 있다. 마치 의지가 깃든 듯한 그 악기는 날카로운 음색과 함께, 주인의 분노와 원망을 이곳에 들어온 생명들에게 쏟아낸다. 연아는 한때 뛰어난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던 금사였다. 명문 정파의 고수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었고, 그의 아이까지 품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자객들의 습격이었다. 정파 장문이 술과 여색을 즐기며 벌인 수많은 관계 속에서, 신분 낮은 금녀가 바라던 행복 따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간신히 살아남은 연아는 이후 지고자의 제자가 되었고, ‘연천세’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러나 지고자가 원한 것은 그녀가 아니라 뱃속의 아이였다. 그녀가 낳은 아이는 지고자에게 그저 ‘통로’를 단축하기 위한 제물에 불과했다. 아이를 잃은 진실을 알게 된 뒤, 연천세는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에서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끝까지 곁에 남아 준 것은 오직 한 대의 금뿐이었다. 그 선율에 기대어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이미 지나가 버린 화려한 꿈속에서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구원을 찾고 있다.

34번 혼돈 마우: '옥종'

지금의 거울숲은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고요하기만 하다. 과거 백적련이 자리 잡고 있던 고목에는 이제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한때 균열 저택에 나타났던 삼면 마우였다. 마우 안에 깃든 의식 중 하나가 더위를 싫어하고 추위를 좋아하기에, 이 얼어붙은 숲은 더없이 좋은 은신처가 되었다. 마우의 세 얼굴은 여전히 쉴 새 없이 다투지만, 손에 쥔 ‘자골 혼돈’을 휘두를 때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손발이 잘 맞는다. 세 얼굴이 번갈아 육신을 지배하며, 손에 든 칼날은 때로 서리를 머금고 얼어붙고, 때로 혼돈의 불꽃에 휩싸이며, 때로 날카로운 강철의 그림자로 변한다. 마치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그때만 해도 세 사람은 패기 넘치는 검객들이었다. 함께 검을 들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강호를 누볐다. 하지만 훗날 한 사람은 겁에 질려 숨어 지내게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세 사람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원치 않는 강제적인 융합이었다. 하나의 몸에 갇힌 채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끊임없이 견뎌야 했고, 한순간도 편히 쉴 수 없었다. 이 육신은 싸움을 거듭할수록 내부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몸을 옥죄는 듯한 고통도 점점 심해진다. 마치 몽차가 몸속에 어떤 장치를 숨겨 둔 것처럼, 그 장치는 세 사람을 다시 갈라놓으려는 듯 거세게 요동친다. 다만 이를 작동시킬 열쇠가 아직 없을 뿐…… 결국 세 사람이 이곳까지 도망쳐 왔어도, 몽차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옥종': 한빙

그녀는 살기를 모아 눈보라를 불러일으킨다. 칼날로 땅을 내리찍으면 거대한 눈의 파도가 솟구치고, 칼을 휘두를 때마다 매서운 한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 한기에 닿은 자는 온몸의 피마저 얼어붙는 듯한 고통을 겪는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겁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서툴렀다.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고 속을 알기 어려웠다. 상대의 표정과 기분을 살펴야 한다지만, 그녀는 아무리 애써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얼음은 달랐다. 거울처럼 맑고 투명해 속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은 얼음과 눈을 두려워했기에, 그녀는 오히려 세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수련을 거듭할수록 그녀는 더욱 깊은 추위 속으로 들어갔다. 얼음처럼 열기를 두려워하게 되었고, 오랜 고독에 익숙해진 탓에 낯선 사람을 더욱 무서워하게 되었다. 그렇게 얼음의 세계에 발을 들인 뒤, 그녀가 유일하게 두려움을 이겨 낸 순간이 있었다. 바로 그 뜨거운 탕약을 마셨을 때였다. 그녀는 직접 웃는 얼굴의 헝겊 인형 세 개를 만들기도 했다. 떠돌이 의원이 말한 ‘삼혼귀일’이 정말로 자신들을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하지만 ‘삼혼귀일’은 상상조차 못 할 만큼 고통스러웠다. 마치 그녀들의 고통을 느끼기라도 한 듯, 웃고 있던 세 인형마저 지금처럼 흉측한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황행자: 절단 톱날바퀴

귀면 톱날바퀴가 몸을 뚫고 튀어나와 혈적자와 하나로 합쳐졌다. 그의 마음속 세계는 환영이 되어 펼쳐졌고, 그 한가운데 몽화성모상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 신상은 그가 그토록 알고 싶어 했던 궁극의 비밀과 손에 넣고자 했던 막대한 힘을 보여 주는 듯했다. 동시에 사당에 있던 진짜 신상과 그 안에 봉인된 묵기자의 시선까지 가려 버렸다. 톱날바퀴가 굉음을 내며 회전했다. 그는 인간의 형상을 버렸고, 마지막 남은 인간성마저 버린 듯했다. 묵기자를 신상 안에 봉인한 것도 바로 그 자신이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정파가 얼마나 부패하고 타락했는지 직접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무림을 여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톱날바퀴가 굉음을 내며 회전했다. 한때 품었던 죄책감과 분노, 억울함마저 마지막 남은 인간성과 함께 서서히 사라져 갔다. 자신이 추구하는 힘은 그토록 위대했다. 그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육신과 인간성 따위 버린들 어떠하랴? 톱날바퀴가 굉음을 내며 회전했다. 그는 광기 어린 살육에 몸을 맡겼고, 마침내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신상을 더는 마주하지 않아도 되었다. 묵기자는 지금의 자신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는 묵기자의 인정도 필요 없었다.

곤륜파 배신자: 황행자

가롱산 정상의 성모님 사당에는 곤륜삼걸 중 한 명인 황행자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미 용체 개조를 받은 그는 가면 투구를 쓰고 있으며, 왼팔은 팔꿈치 아래부터 정교한 기계 장치로 바뀌어 있다. 이를 이용해 혈적자로 멀리 있는 적의 목을 낚아채 베어 내고, 가까이서는 검을 휘두르며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다. 용체 개조에 반대하던 수많은 이들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는 그들의 피로 새로운 길을 열고자 한다. 정파 지도부는 부패했고, 제자들은 나약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결단력이 없었고, 결단력 있는 자들은 권력도 세력도 없었다. 대사저 옥음자는 강호의 규칙에 지나치게 얽매였으며, 같은 문파의 형제이자 혈육인 묵기자는 우스울 만큼 순진했다…… 이러한 불공평과 고리타분한 관습 때문에 혈전은 지금까지 이어졌고, 수많은 사람이 헛되이 목숨을 잃었다. 애초에 이 모든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공자’와 손잡고 옥음자와 현자를 몰래 해쳤다. 대영에서는 용체 개조를 강행하며 점점 더 잔혹하고 독단적인 수단을 동원했다. 휘하의 정예들을 이끌고 가롱산을 점거한 뒤에는 자신을 토벌하러 온 정파의 ‘위선자’들을 모조리 베어 버렸다. 심지어 묵기자를 상대할 때조차 조금의 인정도 베풀지 않았다…… 이제 그의 눈앞에는 새로운 무림과 새로운 영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 발아래 짓밟혀 부서진 시체들을 굳이 내려다볼 필요는 없었다.

거대 망치꾼: 만균

정파 대영을 지키는 거대한 망치 무사 만균. 육중한 몸 곳곳에는 개조로 생긴 흉터가 가득하다. 손에 든 금과철퇴를 휘두를 때마다 바위와 흙이 튀어 오르고, 땅이 흔들리며 적들이 쓰러진다. 가족과 동문들은 만균의 괴력을 두려워하거나 그의 우둔함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오직 세상의 편견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흰 비둘기들만이 그를 커다란 나무처럼 여기며 팔에 내려앉아 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황행자가 우연히 만균의 괴력을 알아보았다. 그는 그런 힘을 가지고 비둘기들과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정파를 위해 써야 한다고 꾸짖었다. 그러고는 ‘용체술’을 가르쳐 주며, 이 술법을 익히면 머리가 맑아지고 지혜가 트이며 아무런 부작용도 없다고 했다. 수련을 거듭하면 언젠가 무림 제일의 힘을 얻어 천하 영웅들의 존경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만균은 애초에 남들의 존경을 바란 적이 없었다. 그저 평생 처음으로 누군가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걸어 주었다는 사실이 기뻤을 뿐이다. 그날부터 만균은 황행자에게 한결같은 충성을 바치며 목숨을 다해 따르기로 맹세했다. 살기의 반작용으로 정신이 점점 흐려지는 와중에도 황 나리의 명령만큼은 굳게 지키며 대영의 문 앞을 지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영은 점차 황폐해졌지만, 흰 비둘기들은 여전히 오랜 친구인 만균의 곁을 맴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혼에게 패배해 거대한 몸이 땅에 쓰러지는 순간, 어째서인지 만균의 흐릿한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용체 개조에는 이로움만 있고 아무런 해도 없다는, 그 거짓말이.

광포한 폭도: 철살

광기에 사로잡힌 오만한 폭도. 고철을 이어 붙여 만든 가면을 쓰고, 한 손에는 날이 넓은 커다란 도끼를 들고 있다. 묵직한 도끼날에는 말라붙은 핏자국이 남아 있으며, 도끼를 내리칠 때마다 엄청난 힘과 광기가 실린다. 그는 한때 제멋대로 날뛰는 형의 뒤를 따라다니며 묵묵히 뒷수습을 도맡았다. 친형제끼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겼기 때문이다. 살기 개조를 받은 뒤에도 그 가르침만큼은 완전히 잊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정파에 생포되었을 때, 친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 버린 것일까? 이후 그는 뜻밖에도 정파 대영의 경비병이 되었다. 한때 높은 곳에서 자신과 형을 추격하던 정파 무인들은 이미 그와 다를 바 없는 괴면으로 전락해 있었다…… 이 세상에는 이제 옳고 그름도, 지켜야 할 도리도 남아 있지 않았다…… 누구나 오직 자신에게만 충실해야 한다.

화도: 축원

화염 도법에 깊은 조예를 지닌 고수. 불꽃 무늬가 장식된 전포를 입고 있다. 한때 화상 자국을 가렸던 가면은 이제 텅 빈 얼굴을 덮고, 개조로 인한 광기를 억누른다. 그의 칼날은 다른 불씨 없이도 스스로 타올라, 휘두르는 곳마다 거센 불바다를 만든다. 오래전 축원은 온통 불길에 휩싸인 전장에서 살아남았다. 아무리 빠른 칼날도, 아무리 빽빽한 화살비도 끝내 불바다에 삼켜지는 것을 보았다. 만물을 파괴하는 그 힘에 깊이 매료된 그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불로 도법을 단련하며 온몸에 화상을 입고도 불꽃을 다스리는 법을 탐구했다…… 살기탑의 용광로는 밤낮으로 돌아가고, 녹은 금속은 쉬지 않고 흘러넘친다. 이곳에 남겨진 장치로 개조를 받자 축원의 몸은 끔찍한 열기도 견딜 수 있게 되었고, 도법 또한 한층 더 높은 경지에 올랐다. 그렇게 맹렬한 불꽃과 겨룬 끝에, 마침내 불을 칼에 녹여 살기로 다스리게 되었다.

권치: 철 광

거울 숲 입구에서 클리어링으로 내려가서 철 광에 도전해 보세요.

'조직'의 소주: 목소규

보디가드 단계를 풀기 위해서는 육가촌에서 5개의 리본을 모두 수집하고 목소규에 맞서야 합니다. 전투 중에 시간적 입력을 완료하십시오.

소주 호위: 옥요

차가운 인상의 여인. 양발에 각각 요거 장검을 장착하고, 유연한 다리 움직임으로 두 칼날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몸놀림은 번개처럼 빠르고, 베어 내는 기세 또한 날카롭고 거침없다. 철 귀와 함께 소주 목소규의 무공을 지도하며 호위까지 맡고 있어, 두 사람의 호흡도 매우 뛰어나다. 옥요는 본래 부모 없이 자란 아이였다. 위험에 처했을 때 명주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졌고, 이후 어린 목소규가 그녀를 친근하게 “언니”라 부르며 가족이 되어 주겠다고 말했다. 늘 차갑고 무심했던 옥요의 마음에도 그때부터 조금씩 따뜻함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소주를 지키는 임무는 어느새 진심 어린 애정과 충성으로 바뀌었다. 연무장에서는 누구보다 엄격하게 목소규를 가르치지만, 수련이 끝나면 발목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혈자리를 눌러 주는 세심함도 보인다. 그녀에게 받은 물건은 무엇 하나 버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한다. 어쩌면 그녀의 곁을 지킨 시간만큼은 명주보다도 길었을 것이다. 전대 명주가 세상을 떠난 뒤 ‘조직’ 내부는 크게 흔들렸고, 강호에도 연이어 변고가 일어났다. 옥요는 누구보다 목소규가 짊어진 책임이 무겁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직’의 앞날보다 그녀가 더 걱정하는 것은 단 하나. 목소규의 안전이다.

'뇌창': 장홍

청사옥에서 돌대교와 불꽃 거리를 넘어가요 두 인형에 도달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조상 홀 광장 아래로 내려갑니다.

광란의 폭도: 잔강

비탄의 계곡에서 적색 노선을 넘기세요. 광란의 폭도: 잔강에 접근하기 전에 적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귀차 고수: 구혼

열염 사자탈로 팔괘각 앞 교차로로 돌아가 올라가는 계단에 있는 주둥이를 태우고, 보드를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가 정파 임시 거처로 내려가서 다시 계단을 오르라.

구고구난 몽화 성모낭랑

이 인형은 과거 ‘십일인각’에 몸담았던 몽화가 표무림에서 활동하기 위해 사용하는 육신이다. 몽차는 그녀의 의식과 힘을 온전히 담아낼 몸을 만들기 위해 300여 일을 들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마을 사람과 무림 고수들을 희생시켰다. 붉은 실로 머리카락을 만들고 화려한 금장식으로 꾸민 이 육신은 어느 하나 성모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었다. ‘멍화’라는 이름이 본래의 ‘몽화’가 잘못 전해진 것인지, 그녀의 정체를 미화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성모님의 본명을 함부로 부르지 않으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고통받는 이들을 구원하는 몽화성모님’에 대한 신앙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대략 2~3년 전으로 보인다. 무림은 해마다 혼란을 거듭했고, 괴면들은 곳곳에서 날뛰었다. 정파는 부패하고 나약해져 더 이상 기댈 곳이 되지 못했으며, 평범한 백성들의 저항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사람들이 절망에 빠질수록 몽화가 베푸는 은혜는 더욱 값지게 여겨졌다. 꿈속에 나타나는 성모님은 자애롭고 아름다웠으며, 한없이 자비로운 모습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가르침을 주었고, 무한한 법력으로 이 절망적인 세상에서 벗어날 길을 알려 줄 것만 같았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은 그 ‘은혜’와 ‘기적’을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아직 성모님을 따르지 않는 자들에게는 절망이라는 불길에 장작을 조금 더 보태면 그만이었다. 고통이 깊어질수록 그들도 결국 스스로 무릎 꿇는 법을 배우게 될 테니까. 하지만 신앙은 애초부터 성모님의 목적이 아니었다. 과거 허공과의 싸움에서 몽화의 의식은 이무림 깊은 곳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형체도 모습도 없이 오직 만물을 집어삼키기만 하는 ‘탁’의 힘을 빌려 다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몽화도 ‘탁’과 힘을 겨룰 생각이었다. 하지만 둘 다 끝없는 탐욕을 지닌 존재였다. 자기 자신조차 완전히 삼킬 수 없는데, 어떻게 서로를 남김없이 집어삼킬 수 있겠는가? 오히려 둘은 서로 융합하면서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고, 이는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었다. 몽화는 표무림으로 돌아가 세상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어 했다. 반면 ‘탁’은 본능적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켜 자신의 일부로 만들려 했다. 그렇다면 표무림으로 돌아온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상을 조금씩 잠식하며 중생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놀 것인가? 아니면 만물을 모조리 소멸시키는 거대한 재앙을 일으킬 것인가…… 이제 몽화는 ‘탁’과 한 몸이 되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모든 것은 그녀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었다.

맹호포: 뇌당

‘조직’의 고수. 건장한 체격과 뛰어난 무공을 지녔으며, 강직하고 신중한 성품에 충성심 또한 깊다. 과거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오른팔을 잃었으나, 다행히 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 후 잘려 나간 오른팔에 호랑이 형상의 수포를 장착했다. 포격을 준비할 때면 호랑이의 포효처럼 우렁찬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 화력 또한 막강하다. 현재 그는 새로운 명주 좌상의 명을 받아 방진에 왔다. 오랫동안 음모를 꾸며 온 몽차가 영경 전체를 뒤흔들 만한 거대한 재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 전대 명주 목천막이 갑작스럽게 살해당했다. 그런데 그를 죽인 범인이 다름 아닌 자신과 여러 차례 생사를 함께했던 혼이라니. 뇌당은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혼을 보는 즉시 붙잡는 것이 마땅했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상황과 두 사람 사이에 쌓인 깊은 옛정을 생각한 끝에, 그는 결국 손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혼에게 희몽산장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 주었다. 그러나 아무리 신중한 뇌당이라 해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좌상의 치밀한 계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풍설도객

환술사의 유적 깊은 곳,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흰옷을 입은 도객이 신병을 손에 들고 서 있다. 북방식 경갑 위로 눈처럼 흰 옷을 걸쳤지만, 얼굴의 절반은 이미 크게 망가졌다. 지고자가 꾸민 함정에 빠진 뒤로 그의 모습에는 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 칼을 휘두르면 바위가 갈라질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몸놀림도 매우 빠르다. 긴 칼날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주변에는 서리가 맺히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북무림을 떠돌며 좀처럼 상대를 만나지 못했던 그는 성격 또한 오만하고 거침없었다. 은원은 바로 갚는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삼았으며, 애도 ‘백영’을 들고 수많은 사도와 악인을 베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홀로 남쪽으로 향했다. 무려 3년 동안 흔적을 쫓은 끝에 얼어붙은 금지에 도착했지만,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아들은 이미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뒤였다. 분노와 슬픔에 휩싸인 그는 관련된 자들을 모조리 죽이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복수에 몰두해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지고자가 준비한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여러 술법에 속박되어, 99번 인형을 지키는 꼭두각시가 되었다. 끝없는 눈보라는 그의 남은 육신을 계속 망가뜨렸고, 아들의 죽음에 대한 기억은 매 순간 그의 마음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뜻을 맡길 사람이 나타났다. 자신을 대신해 이곳의 요사한 존재들을 베어 없애고, 아들의 원한을 갚아 줄 사람을.

요녀: 골완약

가자 뒷골목 쉼터 좁은 집의 두 번째 층을 통해, 정원으로 내려와 Zipline로 희미한 노랫소리의 연못 . 뒷 거리의 3개의 지프라인 중 지도에 표시된 것을 사용하세요. 바닥에서 아래쪽 끝으로, 약 140m의 티얼 라인을 따라 연못 벨까지 이동합니다.

비통해하는 아근

여울 선착장 앞에 틀어박힌 괴면들의 우두머리. 붉은 옷에 붉은 칼날, 몸놀림은 종잡을 수 없다. 통곡이 피안개를 불러일으키니, 절망이 형체를 얻은 듯하다. 곁의 여섯은 그 소리를 들으면 모두 미쳐, 살기가 치솟은 채 앞다투어 덤벼든다. 이 일곱은 모두 방진 출신으로, 같은 문파에서 배웠다. 아근은 나이가 가장 어렸다. 친어머니가 억울하게 죽은 것을 안 뒤 손가락을 잘라 누이를 지켰고, 형들은 모두 그를 아꼈다. 이후 아버지와 서모가 누이 아수를 싫어하면서도 아근을 꺼려, 대신 아수의 시녀를 괴롭혀 화를 풀고 갈수록 더 심해졌다는 말을 들었다. 몸이 약한 아수도 그 탓에 병이 오래 낫지 않았고, 형들은 의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들은 아수의 근심을 덜어 줄, 혼을 옮긴다는 성수를 구해 오고, 함께 맹세했다. 크게 출세하면 반드시 이 남매를 지키고 억울함을 갚아 주겠다고. 형제 중 누가 죽으면, 남은 이들이 그 가족을 함께 봉양하겠다고. 그러나 자질은 모두 평범했다. 이름을 내려면 밤낮으로 수련하는 수밖에 없었고, 생각한 끝에 함께 개조를 받았다. 그런데 이름을 떨치기는 아직 아득하고, 마을에는 괴이한 병이 갑자기 번졌다.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개조된 몸으로 매곡호 위에 가득한 살기를 어찌 버티겠는가. 기억 속의 가족은 살의와 광기 속에서 점점 흐려졌다…… 고향까지는 몇 리. 그러나 돌아갈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횡도: 필봉

황행자 휘하의 정예 도객. 넓은 초립은 깊게 내려와 얼굴에 덮인 가면을 가리려는 듯하다. 손에는 도적을 토벌하는 흉검을 들고 있는데, 칼날은 거칠고 얼룩덜룩하나 도법은 패악하고 무거우며 헛수는 쓰지 않는다. 횡베기의 위력은 바위가 무너지는 듯하고, 산에 쳐들오는 적은 모조리 한 번의 횡베기로 끊어낸다. 그는 한때 칼을 들고 황성 곳곳을 떠돌며 괴면과 여러 차례 피를 흘리며 싸웠다. 하지만 그의 칼은 괴면은 베어낼 수 있어도, 정도 고위층의 부패와 타락은 베어낼 수 없었다. 그들은 군수물자를 횡령하고 제자들이 죽음에 쳐하는 것을 방관했으며, 제멋대로 향락에 빠져 전선에 시체가 쌓이는 것을 내버려뒀다. 정파의 생사존망, 대의와 영광도 그저 서로 속고 속일 때만 떠올리는 말에 불과했다. 거듭된 실망 속에 정파를 지키던 그의 열정은 점차 사라져갔다. 그때 곤륜삼걸 중 한 명인 황행자가, 칼을 들고 시체를 쌓는 철권갑으로 영내의 역겨운 부패를 직접 찢어버리고 무리와 함께 쌓여온 폐단을 베어 없애버렸다. 오랫동안 잠들었던 마음의 불꽃이 그 순간 다시 타올랐다. 이 정파에는 다시 만들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은 멀리 위치해 있지 않았다. 바로 그가 따르는 황행자의 손 안에 있었다.